문득 발밑을 지나는 개미 떼가 눈에 띄었다. 비가 오기 전에 자신들의 거처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에서 나와 비슷함을 느꼈다.
비가 오거나 천적이 오면 또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안식처를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평온함과 안정을 지키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내가 보였다. 그 뒤로 은신처를 찾아다니는 힘없는 생명체들에게서 동질감, 안타까움과 동시에 강인함을 발견했다.
그래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출발에서 안식처를 찾아 떠도는 또 다른 소동물이 되어보기로 한다.
그들의 삶의 터전은 변화하여 사라지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곳을 구하기에 나 또한 자신을 위한 희망의 안식처를 찾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. 개미 떼들이 남긴 비어버린 개미집, 고양이와 새들이 머물렀던 풀숲 등의 다양한 곳을 재해석해 여러 매체로 풀어가며 마음의 평온을 찾는 길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.